Kenial Daily Notes200604 UserP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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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4.20
갑자기 추워진 날. 아까 낮보다 기온은 더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별로 춥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적응한걸까. 아니면 춥다는걸 느끼는 감각이 마비된걸까. 추위. 낮은 온도. 에너지 준위가 낮은 상태. 분자의 운동성이 저하되는 상황.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는 지점. (아인슈타인이라면 이렇게 정의했을까) 이런 것들이 내가 얼어가는 것과도 상관이 있는걸까. 몸이 얼어가면. 마음도 얼어갈까. 먼 옛날 빙하 속에 갇혀버린 매머드는 멈춘 시간 속에서 어떤 꿈을 꾸다가 멈췄을까. 그리고 죽었을까. 느려지는 시간과 생각의 사이에서. 봄이 찾아오다 그 발길을 멈춘 어느 추운 날에. 이리 방황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너를 생각하는 순간이 길어지고, 그 생각에 내 마음 위로 쌓여가는 얼음의 한 겹. 그리고 한 겹이 두꺼운 층이 되었을 때. 난 너를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만 하는걸까. 여전히 차가운 너를. 그리고 나를. 내 손을.

거울 앞에서 얼굴을 매만지는 아가씨는 누굴 위해 거기 서 있나요.
당신 얼굴을 만져봐도 될까요?

난 그래서 남을 위한 옷을 입고 남을 위한 얼굴을 하고 나를 위한 음악을 걸치고 여기 서 있구나.

크로와상과 4월10일생.

하지만 특별히 있을 법하진 않은 이야기

거절후의 만남.

너와 나의 두번째 시간

특별해질 수 없는 이야기
혹은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
혹은 그저 그런 이야기

...

내 생각이 거짓이라고 말할 때. 기울어진 마음이 그저 안타깝기만 할 때. 마음이 기울어지는 일 따위는 없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바랄 때. 언젠가 마음이 다시 깨어날 시간에는 아프지 않길 바랬지만. 나는 너무나 일찍 그곳에 있고 너는 항상 늦다. 기다리는 시간이 아프지 않길 바라지만 그때까지 견딜 물이 없어. 내 마음의 샘은 마르고. 목은 타오르고. 땅을 파고 숨어들어 마르지 않도록. 내 마음이 더 이상 말라 갈라지지 않도록. 차라리 꿈꾸는 모습의 화석으로만 남는 것이 추하게 말라 죽어가는 것보다는 낫도록.
꿈은 그만. 기다림도 그만. 그만.

...

4.21
난 또 묶여버렸어
자유로울 수 있었다면. 2호선 전철에서 내가 앉아있던 자리의 옆에 선, 하얗고 성긴 면 니트와 회색 스웨이드, 흰색 가죽 소재의 스니커즈가 잘 어울리는 그녀에게 말을 걸어볼 수도 있었을텐데. 자신에 대한 체념. 혹은 널 향한 일말의 희망 때문에 내 손은 움직임을 멈추고 내 입술은 굳게 닫히고. 그리고. 나는 페퍼톤즈 대신 the autumns의 앨범을 플레이하고. 아이팟은 그 우울한 음색을 내 귀에 때려넣는다.
제기랄. 그녀는 나와 내리는 곳도 같다. 제기랄.

...

내 머리 속에서 잠시만 나가 주세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

널 생각하는 순간만이 내가 기쁘고 아픈 순간들

29일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나의 책임. 내 의지로 나를 움직일 수 없는 것 뿐. 누군가가 나의 등에 칼을 박고 도망갔다고 할지라도, 나를 도와줄 누군가를 찾아 거리로 기어나가지 못해서 그곳에 쓰러져 죽었다면.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죽어버린 것. 살고 싶다면 기어서 밖으로 나가야겠지. 아무리 큰 상처를 입었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상에서 허우적거리더라도.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며 동정은 받을 수 있을지 몰라. 하지만 그곳에 멈춰선 너는 어디로도 가지 못해. 그러니까 일어나. 앞으로 가. 울며. 피흘리며. 걸어.

아무리 변명해도 죽은건 죽은거야.

28일
그러니까 눈물이 나는 건 당연한거야.


그녀는 돌고래가 자기를 홀린 게 분명하다고 고백했다. 이키토스처럼 몽환적인 이승에서는 능히 그럴 수 있는 일이다. 제이미가 말했듯이, "여기서는 당신이 원하는 어떤 존재라도 될 수가 있다." 그녀는 전설에 나오는 금발의 여신이 되었다. 그리고 둔갑을 하는 돌고래에게 홀린 여자가 되었다. 그녀는 사람과 동물 종들의 구원자가 되었다. (어쩌면 그들이 그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그녀는 수많은 선교사와 자원봉사자들처럼 기꺼이 자신을 바치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힌 희생자인지도 모른다. 자기가 사랑하는 대상은 당연히 자기를 사랑하며, 당연히 자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굳게 믿는 그런 희생자 말이다.

'아마존의 신비,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p.96

25일
오늘부터.


그 모든게 내가 원한 것이었는지도 몰라.


현재시각 23:10.
내일 시험은 13:00.

다 죽었어.

23일
많은 것에서 멀어지고
많은 것을 잊어간다.

요즈음 소로우의 글을 삼켜대듯 읽고 있었던 건, 나도 그와 같은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에서였을까.


테크놀로지와 소비의 정점인 IT 업계에서 일하면서,
소비의 순환에 염증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모순된거겠지?

돌을 잘못 쌓은 것 같아.
가죽 옷을 입은 동물애호가랄까. 뭐 그런게 된 기분.

22일
몸의 숙취보다도 마음의 숙취가.


내가 아닐까?

21일
그래. 별 방법이 없구나.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대는 수 밖에.


이렇게 불안해하다가..
이렇게 잠 못 이루고 헤매이다가..

그때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면 어떻게 하지?

그건 그때지. 알게 뭐야.

19일
문득 밖에서 천둥 소리가 울렸을 때.
난 그걸 폭발의 소리로 착각했다.

그 4주 조차도... 내게는 그 정도의 기억인걸까.

18일
또. 찾아온다.

나. 망가져버렸을까.

너. 보고싶어. 말도없이. 가슴만먹먹한채로.

답답해. 너무나답답해. 가슴이. 아파.


몇년전쯤의 추억을 곱씹다가 문득. 뜨끔했다.
많이 아프고. 아프게 했고.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난 자기합리화에 빠진 잔인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이 간절함인지 집착인지 욕구인지 알 수 없는 바램도
결국은 그런 감정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아프다고 말하면서도 자책하고
슬프다고 느끼면서도 그 자리에 멈춰 있기만 하다.

내 발은 이미 페달을 밟고 있는데도.


벛꽃 피어나듯 고요히 절규하며.
이윽고 그 꽃잎 떨어지듯 절망하라.

내 마음아.


내게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란게 있다면 그 기회를 버리는 쪽을 택해야 하겠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내게 절실한 무언가를 지켜낼 수 있는 힘.


얄팍하게 세상을 살아가는게 싫었는데.
어느새 나 또한 종잇장처럼 얄팍한 삶 속에 매몰되어버렸다는 것을 느낀다.

카테고리에서는 약간 벗어난 것 같지만.
조금만 상황이 바뀌더라도 거북이마냥 대가리를 감추고 껍질 안으로 숨어들어 예의 카테고리 속의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해야겠지.
얇디 얇은 종잇장 하나로 내 삶을 감추고. 내 진심을 감추고. 내 욕망을 감추고.

문득 어렸을 때 트레이싱 페이퍼를 쓰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 사람들은 저마다 트레이싱 페이퍼만큼의 얇은 종이로 자신을 감싸고 살아가는거라고 생각하지 뭐.

16일
목욕이나 하러 갔다 와야지-


또 1Kg 빠졌다.


빠져드는 나...

15일
당연하지만,

널 도와줄 힘은 없어.
너를 미소짓게 할 그 어떤 것도 내 머리속엔 쉽게 떠오르지 않아.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인형처럼 우두커니 앉아 너를 바라보는 일 뿐.
이런 나를 심드렁하게 바라보는 네 눈을 보며
더더욱 감정의 구덩이를 깊게 하는 내가 바보같겠지만.

힘들어.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의미를 잃어가고 있어서.

12일
내가 정신이 잠깐 나갔었나보다.
editlog를 대체 왜 지운거야? ;;

10일
오늘 하루는 딱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구나.

씨발.

8일
역시 잠들 수 없구나.

어찌해야 하는걸까.

5일
빌어먹을. 추워. 세면대 속 푸른색 내 손톱. 등을 구부리고 있으면 척추 한가운데에서부터 퍼지는 한기. 등을 억지로 휘어 펴고 디스플레이를 응시하면 다시 손 끝에서부터 정맥을 타고 기어올라오는 차가운 피. 차가운 감촉. 서늘하고 메마른 거죽. 너의 표정. 네 입술. 네게 밀려 목 뒤에 닿은 엘레베이터의 금속 문. 아픈 한기. 내 안의 덩어리.

또 시작이야. 빌어먹을. 추워.

4일
잘 지내죠? 나는 그런대로 잘 지내요. 아니, 나쁘지는 않아요. 어찌됐건 살아갈 수는 있을 것 같고, 좋아하는 사람도 생겼고. 비록 그 사람은 아직 날 좋아하는 것 같진 않지만. 관두죠, 이런 얘기. 더 듣고 싶다구요? 어차피 관심도 없잖아요. 심심풀이로 남의 일상이나 감정을 캐고 앉아있는 일은 질색이라니까. 응? 이제 괜찮냐구요? 그럴리가. 아직도 아파요. 끈질기다고 말해도 할 수 없지만 사실이 그런걸. 어쩔 수 없죠.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런걸. 그렇죠. 아마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을 거에요. 우리.

여전히 저주하고 찢어발기고 싶은 상대방을 추억하면서.

3일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라고 생각했던게 언제였을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로 다이어리 한 켠을 빽빽하게 채우던 때가 언제였을까. 말하고 싶어서, 들려주고 싶어서, 노래하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어서 가슴이 터질듯했던 때가 언제였을까. 그 마음은 이제 어디에서 잠을 자고 있을까.

2일
붙잡힌 마음이라고 아무렇지 않을리는 없겠지.


그러니까 그런 것 없어. 기대따위 하지 마. 지금까지의 일상이 다야. 계속 그래왔듯 체념과 무감각 사이에서 살아가.

1일
만우절에 사랑한다 말하는 사람은 없었어.


또 마르고 있어...


안절부절하지 마.

강하지 못하면 강한 척이라도 해봐.


KenialDaily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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