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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10월의 마지막 날.
이제 2002년도 두달밖에 안 남았단 말인가.

...

독일에서 풍토병이라도 얻어온걸까...;
그나마 어제 스파게티하고 피자 먹었더니 좀 살것같기도 한데 -_-;
역시 체질이 변한건가...?

아아... 이제 밥대신 빵을 먹어야 한단 말인가.

'미안해... 나 이런 몸이 돼버렸어.'

-_-;;;;;;;;;;; 하하하.

...

정신 차릴래 안차릴래?

......미쳤어. 정말.

30일

어제... 하루종일 전화 한 통 왔었다.
"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아직도 출근 안해?!"
-_-;

컨디션. 역시 난조.

...

미안해요... 하지만 난..

...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마을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뽕짝 메들리.
...정말 지친다.

29일

도시의 길바닥에 흩어진 비둘기를 보면 이제 구역질이 난다.
살아있는 쓰레기통에 다름없는 존재들.
...그리고 그런 의존적인 쓰레기통을 양산하는 인간이란 존재.

...

컨디션 악화.

여행의 여독이 이제야 풀리려는가.
코드 양산체제로 어여 변신해야 할텐데. 집중 불능이다.

많은 것을 비워내고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머리속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다시금 가득.
물론 그 이전보다 약간은 정리되긴 했지만, 역시나.

난 정리같은거 좋아하는 성격이 못돼.
결국은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채로. 버려지겠지. 훗.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는 것.

'오늘도 죄를 짓는 이 손을...'

...

내 선택인걸. 후회는 있을지라도. 어차피 내 삶인걸. 잘되든 그렇지 않든.

24일

출퇴근 노이로제.

잠시 방심하고, 오래간만에 러시아워 시간대의 전철을 탔다.
숨막힌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의 뒤통수가 똥통에서 우글대는 구더기들처럼 보인다.

역에서 회사까지의 길을 미친듯이 뛰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억지로 눌러놓은 내 자신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이곳은 좁기만 하다..

내가 발을 딛고 서 있을 공간도.
내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는 자유조차도.

...

벌써 3년 가까이나 된 습관이지만.
식사를 하기 전에 감사기도를 드리는 대신 짧은 묵념으로 대신해오고 있다.

특별한 계기란건... 글쎄.
나 나름의 세계관이란걸 확립하게 된 후. 부터일까.
내가 먹는 밥이나. 반찬. 식물이든 동물이든 균류든간에.
자연물들의 가치가 인간의 가치보다 과연 떨어지는 것인가.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던
성경 창세기의 말처럼. 자연물이 진정 정복과 다스림의 대상일 뿐인가.

결론은, 아니었다.

이미 자연은 썩어들어가 인간을 공격하기 시작하고 있으니까.
굳이 다이옥신이나, 환경오염에 대한 이야기는 더 얘기할 것도 없고..

자연, 조금 넓게는 이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간주한다면, 과연 인류는 무엇인가.

그저 암세포일 뿐이다.
자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정상적인 세포를 파괴하고,
모체조차도 죽게 만들어버려 종내에는 자기 자신도 파국을 맞는.

그래서...
암세포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내 입 속으로 들어가는 많은 자연물들의 생명을 뺏을 만큼 내 자신이 가치가 있는가?

'네 스스로 다른 사람들보다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건방지다. 우습다 따위의 반응은, 일단 논외로 하자.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하지만 앞의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기 힘들다.

생물들의 생명은 인간의 것 만큼이나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일단은 살기 위해 나도 어쩔 수 없이 다른 생명을 뺏어야 하지만
가능하다면 그만큼이라도 가치가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살고 싶다.

오늘 점심에 먹은 돼지고기조차도
살아있을 때는 누군가의 부모였고, 누군가의 자식이었을테니까..
게다가 나도 언젠가는.
이 몸. 무엇인가의 양분으로. 결국은 흙으로. 돌아갈테니까.

또 식사시간.
눈을 감고 내 앞에 놓인 음식들의 본래 모습을 잠시 상상한다.

죄책감, 혹은 연민. 그 중간쯤의 감정에서 수저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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