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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고 그런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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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n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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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春, 折.



春, 折.


빈 쭉정이 가슴으로 노래합니다. 거짓 노래를 부릅니다. 나의 눈물과 노래도 거짓으로, 드릴 것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다만 바람을 맞아들여 텅 빈 가슴 사이로 흐르게 하여 노래를 부릅니다. 웁니다. 하지만 거짓입니다. 바싹 마른채 고개를 뻣뻣이 들어 그대를 응시합니다. 그대 손길 하나만 닿아도 이내 버스럭거리며 힘을 잃어 꺾일 것을 알면서도, 거짓으로 고개를 듭니다. 노래합니다. 웁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새벽에 비가 내렸습니다. 나의 뿌리는 죽어 다만 이 빈 가슴을 지탱합니다. 차라리 썩으면 쓰러질 수나 있을 것을. 그저 죽은 채로 서 있습니다. 그리고 바람을 다시 불러들여 웁니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면, 미지근한 빗물에는 내 줄기 나른해질 수 있을까요. 내 뿌리 썩어 땅에 쓰러질 수 있을까요. 쭉정이 고개를 분질러 땅에 파묻을 수 있을까요. 그때엔 내 가슴 땅에 어울려 바람을 불러들이지 않고도 노래할 수 있을까요.

봄이여 오소서. 그대 손길이여 내 목을 분질러 버리소서. 내 가슴 땅에 묻어 노래하게 하소서.


2006. 3. 6. kenial.


   이유도 희망도 될 수 없다고 중얼거리며 철교 앞에 섰던 날에는.

kenial
2006/03/10

   자유를 말하는 익명에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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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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