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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깎기. 그리고 참외.

#. 요즘들어 부쩍 군것질이 심해졌어. 
   조깅하던걸 쉬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런 듯 한데, 
   계속 달리고 할 때는 위장까지도 힘들어서 
   제대로 먹는 것도 힘들더니만, 
   조금 쉬어주니깐 지금까지 결핍된 영양분을 
   뭐든 섭취해 보겠다고 내 뇌가 명령을 내리는건지..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아는 형 집에 가서 노닥거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또 뭔가 먹고 싶어진거야. 
 
   뭔가 먹을게 있을까 하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아까 낮에 있던 오렌지는 다 까먹었고 
   사과 세 알이 있었어. 
   원래 과일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 사과마저도 엄청 먹고 싶어져서.. 
   그래서 과도를 꺼내고 사과를 깎기 시작했는데. 
 
   사실 난 칼을 잘 못 다루거든. 
   요리하는걸 좋아한다고는 해도.. 
   최근에 요리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고, 
   칼을 써서 뭔가를 다듬어본게 언제인지도 기억이 안 나. 
 
   근데 문득, '이건 참외같지 않네..'라는 생각이 드는거야. 
   난 참외는 그나마 모양이 나게 깎는 편이거든. 
   참외를 무척 좋아해서.. 라는 이유같은 건 물론 아니고.  .# 
 
#. 그러니까.. 
   예전에 사귀던 여자애가 참외를 무척 좋아했었어. 
 
   어느날인가, 그 애가 참외를 사와서.. 
   장난처럼 나한테 깎아달라고 했었는데, 
   뭐 그냥. 칼은 익숙하지 않지만, 그냥저냥 깎아서 줬었거든. 
 
   근데 참외 하나도 못 깎냐고 면박을 주는거야 -_- 
 
   뭐 그렇게 화가 났던건 아니었지만.. 
   그게 기억에 남아서, 
   그 해 여름 언젠가에 아버지가 집에 사다둔 참외 
   거의 반 박스 정도를 꺼내다가 참외 깎는 연습을 했어. 
 
   깎은 참외는 고스란히 내 위장으로 들어갔고, 
   그 참외 덕택에 탈이 나서 며칠을 고생했지 ;; 
 
   지금은 그 애랑 헤어진지 한참이 되었고, 
   그 이후에 그애에게, 혹은 다른 사람에게도 
   참외를 깎아줄 기회는 없었어. 
 
   오늘 사과를 깎아본 것도 아마 그때 이후로.. 
   적어도 과일을 깎아본 건 처음인 것 같아.          .# 
 
#. 그냥,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뿐이야. 
   '이건 참외같지 않네..'라는 생각. 
 
   역시 쉬운건... 없는거지?               .# 

오후 11:39 200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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