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동충하초이야기 UserP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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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이 뭔지 아세요?

동충하초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내 머릿속에 들어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어렸을적의 영특함 - 특히나, 꼬마아이 스스로가 자신은 그렇다고 믿는 종류의 - 에 근거해서, 겨울에는 벌레이고 여름엔 풀인 어떤 존재를 가리키는 단어라고 얼핏 기억하고 있었던 듯 했다. 꽤나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충하초라는 단어가 내가 읽는 책이나 관심의 영역 안으로 들어올 일은 없었으므로, 그 동충하초는 그냥 동충하초라는 단어인 채로 한참을 내 머리 속에서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 동충하초라는 단어가 어느 날 갑자기 생각난 건, 집에서 어느정도 떨어진 개천 근처의 풀밭에서 강아지풀을 발견했을 때였다. 아마 도시생활을 해온 사람이라고 해도 강아지풀은 다들 알지 않나 싶다. 부드러운 꽃이삭이 달리는 식물로, 간지럼을 태우는 도구로 많이 이용되곤 했었으니까..
Kenial은 유아적 상상력으로, 이 식물을 보고선 곧바로 송충이를 떠올렸었다.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지만, 그냥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었을까? 봄과 여름철의 대표적인 혐오곤충의 하나로 꼽히는 송충이를, 강아지풀의 끝에 매달아놓고 사람을 간지럽힌다... 라는 발상은 참 지금 생각하기엔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그 당시에는 꽤나 진지하게, 그렇게 믿었다.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생각한다고 얘기한적은 없었다.. 상상을 전염시키는 능력은 없었던걸까 ) 그리고 그런 송충이의 강아지풀환골탈태능력을 깨닫고 난 한참 후, 어렸을 적에 얼핏 들은 동충하초를 가리키는 말이 바로 이 강아지풀을 말하는 것이었구나. 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는 어이없는 이야기.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된 건 송충이가 겨울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 생각해내고나서였다.

오후 11:36 2003.09.14.

동충하초를 인식하던 날

그 후, 동충하초란게 정확히 뭘 말하는 것인지 알게된건 십년이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였다. 백과사전류의 책에서 사진으로 본 동충하초는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른 것이었다. 꿈틀대던 송충이에서 바람에 맞추어 부드럽게 살랑거리던 강아지풀과는 아예 다른 종류였으니까. 형체를 잃은 벌레 위에서 자라난 균류식물의 자태란 정말 -_- 표정을 짓게 해주기에 충분함이었고, 게다가 그 균류가 곤충이 변태해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물론 이건 훨씬 예전에 생각해보고는 아니라고 결론지었지만) 죽은 곤충의 시체 위에서 자라나는 것도 아니라, 곤충이 살아있을 때부터 곤충을 '파먹으면서' 자란다는 사실에는 전율 비슷한 감정까지 느꼈더랬다. (물론 지금은 무좀같은 것도 그런 현상의 일종이라고 알고 있다) 식물은 썩은 동물의 영양분을 흡수하거나 햇빛이나 받으면서 자라는 건 아니구나!

뭐, 결론은, 단순히 '겨울에는 벌레, 여름에는 풀'의 개념을 확인한 것 외에도, 식물(균류지만)과 동물, 환경의 관계를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오후 11:51 2003.09.14.

그리고 그 후

이건 꽤 최근에 든 생각이었는데, 동충하초처럼 숙주에 기생해서 숙주를 파먹고 자라는 종류의 것이 아닌, 동물에 기생하는채로 계속 살아가는 식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단지 상상뿐이지만, 어깨에서 자라기 시작해서 어느 날 활짝 핀 봉오리를 단 꽃.. 같은 걸 상상해버렸기 때문이었다. 엽기인가?

Kenial이 어깨에 해바라기를 달고 당신을 향해 인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와 같은 장면을 상상해보자 이거다. 내 말은.

p.s:하지만 이런 상상에도 불구하고.. 기생식물은 식물에만 존재하는 듯 하다. 동충하초조차도 특별한 케이스라니.

오전 0:02 2003.09.15.

others' comment

어깨 위에 해바라기를 달고 다니면 그것도 멋지지 않나요? 어릴 때 포도씨와 수박씨를 삼키면 위에서 포도와 수박이 자란다는 어머니의 말에 겁이 나서(위가 터지면 안되잖아요, 특히 수박이 자란다면 오우, 노오~) 열심히 뱉어내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생각했었죠. 그럼 정말 해바라기씨를 머리에 심으면 머리에서 해바라기 꽃이 필까? 해보려고 했는데 제가 본 해바라기씨라고는 초코렛 코팅이 된 과자 밖에 없었고 아버지 말씀이 그 녀석들은 이미 죽었다.고 하시더군요. 굉장히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냠냠 먹었죠 국민학교 2학년때 길에서 해바리기 꽃이 시들고 씨가 여물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만 그땐 이미 위의 구조와 그 매커니즘에 대해 지금만큼이나 빠삭한 상태였던 지라.. 그냥 툭- 꺾어서 집에 와서 맛있게 껍질 까서 먹었습니다. 초코 코팅된 것보다 백만배 맛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초코 코팅된 것도 거의 안먹지만..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생각난 김에 사 먹어봐야겠군요. --ilzamusik
    아.. 제 친척들은 배꼽에서 자라난다고 했었는데.. 아이에게 위 속에서 그넘이 자라난다는 얘기를 하다니 너무하셨군요 -_-
    해바라기씨앗.. 요즘엔 구할 수 있는게 다 중국수입산-_-이라서 아쉬울 뿐.. 어디 국산 파는데 없을까나 ; 까먹어보고 어깨에다가 한두개 심어보기도 하고.. : ) -- Kenial
      해바라기 꽃이 핀 곳을 눈여겨 봐 두었다가 꿀~꺽! 하세요 --ilzamusik
        동네에 해바라기 꽃이 필 만한 곳이 없..; --Kenial

vium (2003-12-30 13:50:00)

안녕하세요. ^^* 난데없이 침입해서 저번에 읽다만 글들 읽었습니다 !

동충하초. 그게 어찌 생겼는지 한번두 궁금해한 적이 없어서 뭔지 모르겠지만 여름엔 풀, 겨울엔 벌레, 기생생물이라닛,
송충이같은 강아지풀류가 아니라 왠지 뻔데기같을듯. ( 징그럽다 )
어쨌거나 어깨에 해바라기를 꽃피운 아름다운 청년 너무 상상만으로도 좋아요
무당벌레, 장구벌레, 나비 아아아 나비들이 몰려들겠죠... ^^ ( 이제 비약은 그만~~!!! 언제 그림으로 그려볼께요, 니미게시판에 )

100%의 나 ( 어랏 이게 맞는 제목이였나.. 어쨌거나 그것 ) 는 항상 내가 100%죠 !
2%가 부족해도 심지어 99%가 부족해도 그게 100%의 나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글구 좋겠습니다. 배틀로얄2라하면 그 예쁜 고고양이 나오시는...섬뜩하지만아름다운그녀.

또 언제 난데없이 잠입하여 일기를 읽어보도록 하지요. 독일만 잠깐 봤는데 에에에~~ 업뎃요망 !
저도 퓌센가봤어요~! 열리 부자할부지할무니 동네. 겉은 그림같은 노히반슈타인성.
뮌헨두 가봤어요~! 조용한 독일. 합리적인 나라. 좋은 날씨.

vium (2003-12-30 13:50:42)

민망하게도 쓰고보니 본문보다 더 긴 리플. ^^;;;;; 겁나민망.

kenial (2003-12-30 15:30:27)

어머어머어머 여기까지 난입하시다닛 *ㄷ* !

그냥 글로 쓰셨더라면 리플을 열심히 달을터인데
웬지 장문의 리플에 장문의 맞리플을 달다보니 약간은 기분이 우주스러워지네욥;

동충하초.. 네.. 뻔데기류(=변태곤충류) 맞습니다.
실제로 버섯(이라네요)이 등짝에서 자라는 걸 보면... 그로테스크함 그 자체지요 ;ㅂ;
사람 등짝에서 송이버섯이 자라나는 장면만큼의 쇼크는 될 듯.
(이건 좀 오버인가)

요즘엔 100%의 나를 찾는 대신 100%의 여자아이를 찾는 중이기도 하고.. (응?)

배틀로얄2에서 고고양이 다시 나오나요? ;;;
구하긴 해놨는데 아직 볼 짬은 없어서 주말을 기다리며 도키메키입니다요 -ㅂ-
아아아악 주말주말주말 ;

오전 10:46 200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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