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ial Daily Notes For Germany20020913 UserP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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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ialDailyNotesForGermany

그러니까 그건, 2002년 월드컵이 끝난지 얼마 안된 9월. 13일의 금요일의 일이었다.
'...13일의 금요일? 어째서 그런 날에?' 라고 질문해봤자 나로선 알 바 없다. 어쨌든 13일의 금요일에 제이슨이 나타나든, 프레디가 나타나는 악몽을 꾸든, 비행기는 날고 내 꿈도 날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런거였다.
날씨는 9월 중순 치고는 꽤 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챙겼던 옷은 (입고 있던 옷을 포함해서) 청바지/면바지 각 1벌. 속옷/양말 각 3세트. 반팔티 두 장. 얇은 티 한장. 모직 티 한장. 운동화 한 짝. 모자 하나.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독일의 날씨는 더럽다. 이미 지옥은 시작되고 있었던게다..

뭐 그러한 사실과는 상관없이 여행의 꿈에 활활 불타고 있는 24세 청년의 천진한 눈망울은 초롱초롱하게 빛을 내고.. *_*...를 상상하셨다면 조금은 실망스럽겠지만서도, 사실 그런 눈빛은 아니었을 것이다. 겁에 질려 있다는 쪽에 가까웠을까. 도저히 해결되지 않을 현실의 문제들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기 위해 선택한 여행이었고, 그런 선택을 하고 나서도 몇달씩이나 미뤄오다가 간신히 떠날 수 있었으니까. 가슴 속에 쌓여오던 생각들과, 고민들과, 방향을 잃은 열망은 그렇게도 머리 속에서 끓어오고만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즐기기 위한 여행이라기보다는, 정리하고 버리기 위한 여행이었다.

...

아버지가 공항까지 태워다 주셨다. 이래저래 걱정은 많으신 듯, 그러나 내색치 않으시는.
아버지 알아요 안다구요 -ㅂ-a

철이 든다는 건,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말과 동의어인지도..
하지만 아직 난 철이 덜 들었다.

...

자전거를 반으로 접고 대강대강 박스에 포장해서 집어넣었다. 무게는 17kg. 항공수화물로는 ok. 잘 가겠지 뭐 -ㅂ-

...

0suny가 배웅하러 나왔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왜냐고 물어봐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때는 그랬다.

비행기가 떨어지기라도 바랬었을까. 어쩌면 13일의 금요일을 택한 것도.

...

어쨌든 탑승 시간은 다가오고, 타이 경유 프랑크푸르트행 타이항공 이코노믹 클래스에 몸을 실었다.

...

그러니까, 독일까지 갔다 오는데 비행기를 다섯번 탑승했다. 첫 비행때는 뭐랄까, 압도적인 빠-워-에 감동하여 '날아오른다, 날아올라! 우어어어'상태였으나.. 두번째부터는.

'비행기라는거, 생각보다 많이 시끄럽잖아 이거 -_-'
'아아 기분나빠 뭐 이렇게 둥둥 뜬 느낌이야 이거 썅'

대략 이런 기분으로 요약되었다..

...

홍콩의 빅토리아 공항 안.. 깔끔깔끔.

공항 안에 있던.. 공중전화+웹브라우저+이메일 클라이언트.. POP3가 지원되더라는 =_=
카드 빵꾸날까봐 제대로 사용은 몬해봤다. -v- ;

...

...아니 뭐야 이건. 왜 홍콩에 내리는거야?!
하고 티켓을 확인해보니 무려 인천공항-홍콩 빅토리아공항-태국 타이공항-프랑크푸르트 경유.

어쩌겠냐. 싸구려 티켓이 다 그렇지. (라는 걸 당시는 몰랐던게다)
결국 시장경제는 돈이 지배한다는 냉엄한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는 Kenial이었다.

빅토리아 공항 안을 돌아다니며 뭐 살게 없을까 하고 기웃기웃해봤지만 어차피 가진 돈은 유로뿐이었고 (당시에는 유로를 받는 면세점이 몇 없었다..요즘은 다 받는다더라) 카드를 긁을만큼 사고 싶은 물건이 없어서 그냥 돌아다니다가 다시 비행기로 돌아왔다 -_-

...

태국 공항.
공항 안에서 이런거 찍으면서 놀아도 아무도 간섭... 할 사람이 없었다. ;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놀아줘!... ToT' 대강 이런 상태...

...

아마 다음 탑승을 여섯시간인가를 기다렸을거다.
...어이 당신, 기차나 버스를 여섯시간동안 기다려 본 적 있어?

기껏 면세점에서는 뭐 가격 물어봤다가 '사지도 않을거면서 뭘 물어봐?' 눈빛공격을 받았다.
'이런 썅뇬 평생 면세점에서 물건이나 팔아라!'라고 저주를 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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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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