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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나는 나 스스로를 천재라고 여기며 살아왔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야 '남들보다 나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 정도로 자긍심의 레벨은 약간 하락하긴 했지만, 아직도 이런 생각은 변함이 없다. 무슨 일을 익히거나 익숙해지거나 배우는 데에 남들보다는 빠른 편인게 사실이니까.
앞서 말한 자긍심의 발현인지는 몰라도,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 배우기 시작할 때 너무 높은 목표 - 허황된 수준의 - 를 잡는 습관이 있다. 별로 좋은 습관이 아니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딱히 고쳐질 것 같지도 않고 고칠 생각도 지금은 없는듯 하다. 여하튼 습관은 중요한게 아니고, 허황된 목표에 대해, 그리고 그런 생각들의 결론에 대해 조금 끄적거려보고 싶을 뿐이다.

내가 가졌던 목표 - 내가 기억하든 기억하지 못하든 - 몇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

실제로 뭔가를 시도해서 현실화하려고 노력했던 목표도 있었고, 아직까지 그저 바램 정도로만 남겨둔 것도 있다.
뭐.. 꿈이 많다는 것은 나쁜게 아니지만 - 스물다섯의 청년에게도 해당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 문제는 100%에 접근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고하니, 뮤지션이라고 하면 하나의 뮤지션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매진할 정도로 열정을 유지하지 못하는게 대부분이라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50% 정도에서 만족하고 마음 속의 열정을 마치 촛불을 훅. 불어 끄듯 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취미로 끝날만한 일에야 50%라도 충분한 것이겠으나, 나라는 한 인간의 삶을 살아나가면서 100%가 하나도 없다는건. 내게는 암울한 일인 것이다. 게다가 앞서도 적었지만, 아직은 '남보다 재능이 있다'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오랫동안 고민해 오던 일에 결론까지는 아니고, 작은 절충안을 생각해냈다.
어차피 100%로써 세상에 알려지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아니, 오히려 이름 없이 100%의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때문에 100%로써 세상에 알려지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 아니던가. 게다가, 이것 저것에 손대는데 익숙한 나 자신이. 10%와 20%와 30%와 40%가 엉망진창으로 섞여 있는 나 자신이.
100%가 아니라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을까?
그래, 100%가 아니라고, 평생동안 이뤄놓은거 하나 없는 놈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일을 조금씩 손대는게 적성에 맞고, 더 즐거운걸 대체 어쩌란 말인가? 난 사회에서 요구하는 100%짜리 부품이 되고 싶은 생각따위는 갖고 싶지도 않고, 가질 수도 없는 인간이다.
한가지 일로써 100%가 된다는 것. 내겐 전혀 즐거운 일이 아니다. 한가지에 모든 재능을 쏟아부어서 뭔가를 이루고 보여줄 수 있다면, 분명 그건 멋진 일이다. 하지만 난 내 재능이 나의 삶을 즐기는데에 쓰여지는 쪽이 더 멋진 일이 될거라고 믿기로 했다. 게다가, 아직 100%의 재능이 발견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않은가?

난 나로써 100%가 되고 싶다. 남이 정해놓은 100%가 아니라.

p.s:이글의 100%라는 단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무단으로 훔쳐온 것임을 미리 밝힌다.

오전 12:29 2003-01-14. ken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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