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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내 지갑 및 구좌 내 현금의 흐름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
1. 적금
2. 장비비
3. 식비 ( 라고 해봤자 내 식비보다는 사람 만나서 쓰는게 대부분 )
4. 기타 ( 옷값이라던가 오락실에서 쓰는 돈이라던가 문화비라던가 )
대략 금액의 순서대로다.
워낙에 짜디짠 월급을 받으며 회사를 다니고 있으니까.. 라고 말하기에는.
... 뭐랄까... 표현할 말이 잘 안 떠오르네.
아니 뭐 어쨌든 내가 돈을 어떻게 쓰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요지는, 최대한 '아둥바둥'하며 살고 있다는 거다.
회사에서 꿍쳐온 마우스는 가끔씩 발작을 일으켜 USB 포트에서 분리했다가 다시 연결해주곤 해야 하고, 생산공장을 대만에서 중국으로 옮긴 aiwa 이어폰은 이미 Durability 2 / 77 정도의 상태. 살펴보니 두놈 다 중국제. 아악 메이드인차이나 싫어...
하지만 이런 상태임에도 십수년간 다져온 가난뱅이 인생의 경험은 파워를 발휘하여 '동작만 하면 그만'이란 마인드로 개기는 중. 가끔 숨이 멎는 마우스를 만지면서 스트레스를 계속 받느니 그깟 마우스 하나 사버리지... 라고 생각하기에는 당장 몇만원이 있으면 dvd 레코더를 사야 할 형편이고... 라는 생각이 꼬리를 이으며, 저놈의 이어폰도 지직거리고 지랄난리부르스지만, 뭐 정 못견디면 헤드폰이라도 뒤집어 쓰고 다니지 뭐. 라는 한여름에 귀마개 꽂고 길바닥 돌아다니다가 일사병으로 쓰러질 생각 따위를 하며, 어쨌든 버틴다.
... 뭔가 수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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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했던 생각인데, 가난뱅이 근성이란건 어쩌면 뭔가에 집착하는 성격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닳아 없어지고 사라져가는걸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오랫동안 입어서 손목 부분도 다 헤지고 구멍까지 나기 시작한 박스티가 요즘 새로 산 옷보다 더 좋은건..
나도 마멸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는 요즈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기능해야 하는 하나의 유니트로써의 역할에 점점 의심만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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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ial.
* kenial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1-28 13: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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